집안 ‘흔들흔들’ 지진 진동보다 소리에 놀라…수 초 후 지진음 뚜렷 들려
지진 규모 4.2→3.1 조정 혼란…‘경계’→‘주의’
인명 피해 없으나 타일 파손 등 4건 시설 피해
전문가들 “향후 더 큰 규모 지진 가능성 낮아”
충주시 앙성면에서 발생한 지진 소식이 최근 제천시민들의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 등이 설 명절 이후 집단 대화의 주요 소재거리였으나 최근은 지진이 새로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충주지진 당시 제천지역은 집안이 흔들거릴 정도로 강한 지진파를 느낄 수 있었다. 이어 들여오는 굉음은 깊은 수면에 들어있던 시민들을 잠으로부터 깨웠다. 시민들은 처음 듣는 굉음과 잇단 재난 문자 사이렌 소리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2시35분께 충주지역에서 진도 4.2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3분 뒤 기상청은 지진 규모를 3.1로 하향 조정·발표했다. 기상청은 지진 분석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발생한 지진은 제천과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이다. 이 지진은 오전 2시54분38초와 오전 3시49분38초에 각각 진도 1.4와 1.5 규모의 여진도 두 차례 이어졌다. 첫 여진의 진도는 Ⅱ(2), 두 번째 여진의 진도는 Ⅰ(1)로 측정됐다. 진도 Ⅱ 이하는 소수의 사람만 느낄 수 있고 매달린 물체가 섬세하게 흔들리는 정도다. 지진의 규모는 진앙에서 발생한 실제 에너지의 크기를, 진도는 어떤 지점에서 느끼는 정도나 피해를 계급화한 용어다. 잠든 시각에 발생한 지진이어서 아침까지도 몰랐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지만 잠귀가 밝은 시민들은 집을 나와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이날 지진은 앙성면 면소재지에서 떨어진 상영죽·양촌·음촌마을 인근 산속에서 발생했다. 이들 마을은 3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충주시 북쪽 22㎞ 지점이다. 제천시내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0여㎞ 떨어져 있는 곳이다. 제천과 충주 시계인 백운면 경계와는 불과 20㎞ 떨어져 있다. 제천지역에서는 강한 진동이 10초간 이어졌다. 진도 2의 흔들림도 감지됐다. 이는 거의 모두가 진동을 느끼는 강도이다. 제천지역은 별다른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충주지역은 타일이 깨지고 돌담이 파손되는 등 시설 피해 4건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7.14도, 동경 127.76도로 행정구역상 충주시 앙성면이다. 진원의 추정 깊이는 9㎞다. 기상청은 이 같은 사실을 즉각 제천을 포함한 충청권과 수도권, 강원·경북·경남·대구·대전 등에 문자를 보냈다. 이날 강원도와 수도권 등지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와 제보가 쇄도 됐다. 기상청은 규모가 ‘3.5 이상 5.0 미만’인 육상 지진이 발생하고, 최대 예상 진도가 ‘5 이상’일 경우 여파로 인한 예상 진도가 ‘2 이상’인 시·군·구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최대 예상 진도가 ‘4 이하’이면 마찬가지로 진도 ‘2 이상’이 예상되는 시·군·구에 안전안내문자가 보내진다. 양촌마을과 음촌마을 주민들은 “폭탄이 떨어진 것 처럼 큰소리가 한 번 난 뒤 흔들림이 있었고 작은 여진이 이어졌다”고 진술했다. 앙성면은 “진동보다는 진앙과는 거리가 먼 면 소재지까지 들릴 정도의 굉장히 큰 소리에 놀란 주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가동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근무는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전면 해제됐다. 행정안전부는 공지를 통해 이 지역의 지진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행안부는 충주지진이 발생하자 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지진 위기 경보는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행안부는 최근 가진 전문가 위기 평가 회의에서 “소규모 지진이 두 차례 발생했으나 추가 여진 발생은 없고, 지진 발생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더 큰 규모의 지진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라고 밝혔다. /최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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