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걱정 덜어요”
충북도, 제도 시행 이후 960명 24억9100만 원 혜택
김영환 지사, “의료 대출금 연체율이 예상보다 낮다”
임플란트·척구·암 등 총 16개 질환 300만 원 ‘대출’
충북도민의 절반이 의료비후불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충북도는 의료비후불제 적용 대상을 2자녀 이상 가구로 지난달 27일 확대했다. 종전까지 6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국가유공자만 적용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미성년자가 있는 2자녀 가구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적용 대상 확대 조치에 따라 도민 36만명이 의료비후불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적용 대상자들까지 합치면 수혜 대상자는 도 인구의 절반인 81만 명에 이른다.
실제 음성군 감곡면에 사는 A(여·53)씨는 음성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진료를 받았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 걱정에 임플란트 시술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A씨는 ‘의료비 후불제’ 덕분에 300만 원을 지원받아 치과 진료를 받았다. 의료비 후불제 혜택을 실감한 A씨는 대상 질환이 확대됨에 따라 아들(22)의 치아교정 시술도 해결했다. A씨는 “치료비 때문에 임플란트 시술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의료비 후불제로 저 뿐만 아니라 아들까지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도에 따르면 제도를 시행한 지난해 1월 이후 960명이 24억9100만 원의 혜택을 받았다. 이용을 희망하는 수혜 대상자는 도와 협약한 도내 254개 병·의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 대상 질환은 임플란트·치아교정·암·척추질환 등 14가지다.
의료비후불제는 목돈 지출 부담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의료비를 먼저 대납해 주는 선순환적 의료복지사업이다. 대출 은행인 농협이 대납한 의료비 중 미상환 대출 원리금이 발생하면 도가 대신 갚는 구조다. 임플란트·척추·무릎·인공관절·고관절·뇌혈관·심혈관 질환 등이 대상이다. 여기에 치아교정까지 추가됐다. 의료비 대출은 1인당 최대 300만 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원금은 36개월로 나눠 은행에 갚으면 된다.
금융권 연체 중이거나 신용불량자는 은행(농협) 규정상 이용할 수 없다. 연간 이용 횟수는 한 번이다. 대출이자는 도가 부담하고, 원금 회수가 안 되면 도가 대신 갚은 뒤 직접 회수하게 된다.
현재까지 융자금 상환은 99.3%로 높아 도민 의료비 부담 해소와 선순환적 의료복지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시행 초기 80여 곳이었던 참여 의료기관도 충북대병원·청주성모병원 등 도내 종합병원급 12곳과 치과·병원 13곳, 개인 의원 156곳 등 181곳으로 확대됐다. 청주시 서울바른치과교정치과의원이 치아교정 지원금을 지정 기탁하는 등 의료비 후불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국가유공자·장애인만 신청할 수 있었던 것을 지난해 2월부터는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국가유공자·장애인과 65세 이상 노인으로 확대하면서 수혜 대상자가 44만여 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번 전체 도민의 절반까지로 확대됐다.
도는 앞으로 신용불량자 등 수혜 대상을 넓히는 한편, 대상 질환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 극빈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신용불량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었다. 금융권은 대출금 또는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하거나 500만 원 이상 세금과 과태료를 내지 않은 사람들을 신용불량자로 지정해 대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도의 의료비후불제 역시 농협을 통해 최대 300만 원까지 대출하는 사업이어서 농협 측이 정한 대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안이 마련됐다. 채무불이행자나 다중채무자 역시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수당 등 사회보장제도로 보호하고 있다. 특히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급여는 압류방지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최저 생계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환 지사는 “의료비 후불제 사업이 안착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며 “더 많은 홍보와 안내,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통해 더 많은 도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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