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日 이등박문 처단 숨은 주역 ‘우덕순’

기사작성 : 2020년 01월 21일 11시 32분 28초

제천이 낳은 독립운동가 안중근과 천단 직접참여

 

꽃으로 피어 바람이 되어 떠나다

채가구역서 준비실행은 하얼빈역 안 의사가

제대로 조명조차 역사 속 잊어져 아쉬움 남아

 

2020년 경자년(庚子年)12() 중 첫 번째인 쥐의 해다. 육십간지의 37번째이다. ()은 색상으로는 흰색이어서 하얀 쥐의 해. 쥐의 해에 태어난 제천지역의 대표적 인물로 단연 항일운동가 우덕순(禹德淳·1876~1950)이 있다

 

190910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국권침탈의 원흉인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伊藤博文)는 안중근이 쏜 총탄에 절명했다. 이토 히로부미 암살의 주역이 안중근이지만, 이 거사에는 숨은 주역이 있다. 제천지역 출신인 우덕순(禹德淳·1876~1950)이다.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하얼빈(哈爾濱)역 앞 동쪽에는 철제문이 있다. 철제문을 들어서면 건물 외벽에 걸려 있는 시계가 눈에 띈다. 이 시계는 1년 내내 ‘930’에 멈춰있다. 19091026일 같은 시각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역 바로 그 자리에서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했다. 세월은 흘러 이곳 1등석 승객 대기실은 허물어지고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지어졌다. 지난 2013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안 의사 의거현장에 기념표지석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표지석을 만들면서 기념관도 지었다. 실로 안 의사가 서거한지 105년 만이다. 안 의사 기념관은 하얼빈역이 새로 지어지고 이전하면서 존폐의 위기에 맞고 있다.

대한민국의 최고 기념일인 815일 광복절이 되면 반드시 기억되는 인물이 바로 안중근 의사이다. 광복절을 전·, 온통 안 의사의 순고한 희생을 곱씹는데 시간이 부족할 정도이다. 그러나 한켠에 제천지역 출신인 우덕순(일명 연준·連俊) 우국열사가 점차 이름조차 잊혀져가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동양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하여 안 의사에게는 쌍둥이와 같은 또 다른 동지 우 열사가 마지막까지 옆을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흔치 않다.

 

우 열사는 청풍면 황석리 출신이다. 그는 9살 때 부친상을 당했다. 모친인 윤씨 슬하에서 서당을 다니며 한학을 공부했다. 그는 24세에 서울로 상경, 동대문 근처에서 잡화상을 하다가 만주의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연초(담배) 행상을 했다. 그곳의 교민들이 중심이 되어 주 2회 발행하는 항일 운동지인 대동공보(大東公報의 집금 회계원으로도 일하며 독립운동에 가담했다.

32세가 되면 1908년 우 열사는 300명의 정예 용사와 함께 국내에 잠입, 함경북도 경흥·회령 일대의 일본 군영을 습격·교전하다 체포되어 7년형을 선고받는다. 함흥 감옥에서 복역 중 탈출한 우 열사는 이듬해 봄 노우키에프스크(연추, 煙秋)에서 안중근·김기열 등과 단지동맹(斷指同盟)을 결성하고 결사보국을 다짐한다. 그해 10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안중근을 만나 국권피탈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하는 거사에 동참한다. 거사 직전, 두 사람에게 거사자금과 권총을 건네 준 사람은 유진율과 이강이라는 동지였다. 이때 유·이 두 사람이 지금 삼천리강산을 너희가 등에 지고 간다하고는 돌아서서 눈물을 흘렸다고 우덕순은 회고록에서 말한다.

안중근과 우덕순은 3가지 계획을 세우고 결의했다. 첫 번째는 가장 먼저 이토 히로부미를 반드시 저격할 것, 두 번째는 총을 쏘고 나서는 그 자리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를 것, 세 번째는 될 수 있는 대로 스스로 생포되어서 억울한 사정을 외국에 선전할 것 등을 결의한다.

하얼빈역에서 세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는 채가구(蔡家溝)라는 기차역이 있다. ‘이토 히로부미를 태운 열차는 채가구역을 거쳐 하얼빈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하얼빈역의 경비가 강화되자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안 의사는 채가구역을, 우 열사는 하얼빈역을 저격 장소로 설정했다. 다음날 안 의사는 갑자기 계획을 변경, 자기가 하얼빈을 맡겠다고 고집해 서로의 거사 장소가 바뀌게 된다. 그러나 운명은 안 의사 쪽으로 향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태운 열차는 채가구역을 지나쳐 하얼빈역에 정차한다. 이로 인해 우 의사는 저격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우 의사의 저격 계획도 곧바로 발각된다. 경비를 맡은 러시아 군인들은 우 열사가 투숙했던 여관의 문을 밖으로부터 걸어 잠갔다. 이토 히로부미의 경호 차원이었다.

이토 히로부미가 안 의사의 총을 맞고 사망하고, 3시간 후 러시아 군인 수백명은 우 열사가 투숙했던 여관을 수색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소. 나머지 수상한 조선 사람(우 열사)을 잡으라는 지령이 내려 졌오라고. 러시아 군인들로부터 저격 성공사실을 알게된 우 의사는 그 자리에서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를 몇 번이고 외쳤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 혐의로 뤼순감옥에서 사형을 당한 안 의사의 시신을 처음 대한 것도 우덕순이었다. 일본 교도관은 함께 수감된 우덕순을 불러서 오늘 아침 10시에 안중근은 하늘나라로 올라갔소. 영결식이나 하라고 불렀소라고 말한다. 우덕순이 안 의사 얼굴만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하였으나 교수형으로 죽었으니 얼굴 모양이 대단히 흉하다라며 끝내 시신은 보여주지 않았다. 110년 전인 1910326일이다.

러시아 군인들에게 체포돼 일본에 넘겨진 우덕순은 안 의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도 3년간 옥고를 더 치렀다. 우 열사의 독립운동은 출옥 후에도 지속된다. 우 열사는 하얼빈·치치하르·만주리 등지에서 교육·종교·언론사업에 종사하면서 독립운동에 힘을 기울였다. 마침내 해방이 되자 헤이룽장 성(黑龍江省)의 한인민단 위원장으로 아들 우대영과 함께 동포 피난민의 본국 수송에 진력했다. 귀국 후에는 건국 사업에 이바지하다가 동란 중인 1950926, 서울 수복 이틀을 앞두고 인민군에게 잡혀 처형됐다. 정부는 1962년 우덕순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최경옥기자

본 사이트의 내용과 이미지 자료는 제천단양투데이에 있으며, 무단도용과 배포는 금합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Hot

인기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제천시기독교연합회·제천시성시화운동본부와 엑스포 성공개최 위한 업무협약 …

| 댓글 0
-엑스포 성공개최를 위해 제천시기독교연합회·제천시성시화운동본부와 상호 협력체계 구축-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영환)는4일 제천시청2층 의림지실에서 제천시기독교연합회(회장 전석호)및 제천시성시화운동본부(본부장 안… 더보기
Hot

인기 제천문화재단-영월문화관광재단 업무협약 체결

| 댓글 0
(재)제천문화재단과(재)영월문화관광재단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난5일 영월문화예술회관 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협약식에는 제천문화재단 김상수 이사장,영월문화관광재단 박상헌 대표이사를 비롯해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이… 더보기
Hot

인기 「자연치유도시 제천 2025 전국 종별 생활체육 농구대잔치」개최

| 댓글 0
-선수단123개 팀1,750여 명 전국 생활농구인‘제천’으로 모인다-제천시와 대한농구협회가 주최하는「자연치유도시제천2025전국 종별 생활체육농구대잔치」가2월7일부터10일까지4일간 제천실내체육관,신백동 어울림체육센터 등6곳에서 개최된다… 더보기
Hot

인기 단양군 적성면, 봄철 산불방지대책본부 발대식

| 댓글 1
적성면은 지난5일 봄철 산불방지대책본부 발대식을 개최하고,올해도 단 한 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적성을 만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이 날 발대식은 적성면사무소 직원과 산불감시인력을 포함한30여 명이 참가했으며,면 직원 및 산불… 더보기
Hot

인기 GC녹십자, 단양군 의료 취약지 주민을 위한 파스 기부

| 댓글 1
단양군은 최근GC녹십자로부터 의료용 파스9,000장을 기부받았다고 밝혔다.GC녹십자는 의료취약계층 주민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며 의료취약지이자 인구소멸지역인 단양군에서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해결책인 보건의료원이 지역 의료 … 더보기
Hot

인기 단양군, 2025년 농촌주택개량사업 신청 접수

| 댓글 0
단양군이 농촌 지역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주택개량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이번 사업은 저금리 융자 지원을 통해 농촌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지원 대상은 농촌 지역에서 본인 소유의 노후·불량… 더보기
Hot

인기 단양군, 겨울철 이색 여행지로 주목받다!

| 댓글 0
대한민국 내륙 관광1번지 단양군이 겨울철 색다른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단양군은 특히 겨울철에는 눈 덮인 설경과 이색적인 체험이 더해져 더욱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겨울철 단양 여행의 대표적인… 더보기
Hot

인기 제천농협 신백지점 박옥수 과장, 보이스피싱 예방 공로로 감사장 받아

| 댓글 0
제천농협(조합장 박근수) 신백지점에 근무하는 박옥수 과장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예방한 공로를 인정받아 4일 제천경찰서(서장 김태경)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박옥수 과장은 최근 지점을 방문한 고객 장모씨(89)가 불안한 표정으로… 더보기
Hot

인기 제천시,‘성실납세자·지방재정확충기여자’선정

| 댓글 0
제천시가 지방세 성실납세자와 지방재정확충기여자를 선정하여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시는2025년1월1일 기준,직전3년 동안 체납없이2백만 원 이상의 지방세를 성실하게 납부한 납세자 중 무작위300명을 전자 추첨하여 제천화폐 모… 더보기
Hot

인기 전국 누빈‘제천한방천연물클러스터 ㈜와이케이컴퍼니’

| 댓글 0
- 2024년 박람회 참가로 다수 중견기업과 납품계약 잇단 성사-제천한방천연물클러스터 회원사인 차류 전문 제조업체㈜와이케이컴퍼니(대표 박주미)가 전국 주요 박람회에 참가하여 국내 다수 중견기업과의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제천 한방천연… 더보기
Hot

인기 제천시, 2025년 고향사랑기부제 제1호 고액기부자 탄생

| 댓글 0
제천시에2025년의 시작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한 제1호 고액기부자가 탄생했다.주인공은 충북도민회중앙회 배대환 상임고문이다.충북도민중앙회 배대환 상임고문은 제천시청을 방문해500만 원을 기부하며, “고향의 발전을 희망하는 모두가 제천시… 더보기
Hot

인기 제천시, 비단 실버행복센터 준공식 개최

| 댓글 1
제천시가4일 금성면 소재지 내(구룡리466-73)건립된‘비단 실버행복센터’의 준공식을 개최했다.이날 준공식은 김창규 제천시장,박영기 제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여러 내빈과 지역주민 등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경과보고,인사 말씀 … 더보기
Hot

인기 2025년 제천시 시민·공무원 제안 모집

| 댓글 0
제천시(시장 김창규)가2025년도 시민·공무원 제안을 모집한다.이번 모집은 시민과 공무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시정과 행정제도에 반영하여 시민참여 활성화 및 창의행정을 실현하는데 목적이 있다.제안내용은 시민의 생활 편익증대나,각종 제… 더보기
Hot

인기 영춘면 새마을회, 농약 빈 병 수거로 환경보호 이웃사랑 두 마리 토끼 잡아

| 댓글 0
단양군 영춘면 새마을회(지도자협의회장 이창대,부녀회장 이금자)가 지난3일 영춘생활체육공원 주차장에서 농약 빈 병 분리수거 활동을 진행했다.새마을회는 지난해3월부터 농약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이날 행사에는23개 리 새마을지도자와 … 더보기
Hot

인기 단양군, 산불예방 관련 종사자 안전교육 실시

| 댓글 0
단양군이 지난4일 대회의실에서 산불 예방 활동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이번 교육은1월24일부터 산불방지 대책본부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산불 진화 현장이나 위급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 더보기